1학기 시험 성적을 확인하다가 한 과목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시험 점수가 낮아서가 아니라, 출석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그 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보통 한 과목이 3학점이니 정확히 말하면 3점을 못 받은 것이 아니라, 출석률 미달로 3학점을 취득하지 못한 것입니다.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누구보다 제 자신에게 화가 났습니다.아이들에게는 늘 미루지 말라고 잔소리했습니다. 숙제는 닥쳐서 하지 말고 미리 해두라고 했고, 해야 할 일부터 끝낸 다음 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 성적표에서 출석률 미달을 확인하니, 잔소리를 듣던 아이가 제가 된 것 같았습니다.‘그러게 왜 자꾸 미뤘어.’아이들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저 자신에게 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부럽다는 생각..
저는 요즘 저녁이면 노트북을 켜고 학점은행제 강의를 듣습니다. 일과 집안일을 마치고 아이들 일정까지 챙긴 뒤라 처음부터 집중이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강의를 듣다가 놓친 부분을 다시 돌려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교수님의 설명이 무슨 말인지 몰라 교재만 한참 들여다볼 때도 있습니다.공부한 과목은 사회복지법제와 실천이었습니다. 법과 제도에 관한 내용이라 외워야 할 것도 많고 결코 쉬운 과목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이 과목은 공부가 재미있었습니다.교수님이 교재 내용만 읽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와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연결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보험 일을 하면서 배웠던 국민건강보험 관련 내용도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상담에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배웠다면, 지금은 그 제도가 전체 사회보장..
예전에 TV에서 일본의 시니어들이 스마트폰으로 몇 시간짜리 일자리를 골라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력서를 여러 장 준비하거나 긴 면접을 거치는 과정도 없었습니다. 앱에 올라온 일자리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일을 마치는 방식이었습니다.당시에는 그것을 일본의 고령화 문제를 보여주는 조금 먼 이야기로만 봤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해서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그런데 최근 제가 한의원에 채용되면서 그 방송이 다시 생각났습니다.제가 새로 일하게 된 곳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일반적인 주 5일 근무가 아닙니다. 평일 2일 주..
예전에는 목과 어깨가 뻐근해도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잠깐 시원할 뿐 불편함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깨 통증에 두통과 눈의 피로까지 겹치니 단순한 피로인지, 자세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니 어깨가 앞으로 말려 있고 목의 곡선도 감소한 상태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침 치료와 함께 처음으로 추나요법을 받아봤는데, 막상 치료를 받고 나니 더 궁금한 것이 많아졌습니다.추나요법은 목을 어떻게 움직이는 치료인지, 한 번만 받아도 되는지, 병원마다 말하는 치료 횟수는 왜 다른지 공개된 자료를 확인해 봤습니다.거북목과 일자목은 같은 말일까?거북목은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몸통보다 앞으로 나온 자세를 말합니다. 의학 자료에서는 전방머리자세라고도 부릅..
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조선미 교수는 유튜브 채널 대외비에서 부모가 아이를 위해 끊임없이 개입하는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장 훌륭한 부모는 불안을 견디는 부모라는 말이 핵심입니다.권위 있는 부모 vs 권위적인 부모, 부모 권위의 진짜 의미 조선미 교수는 권위 있는 부모와 권위적인 부모를 명확히 구분합니다. 권위 있는 부모란 아이가 스스로 따라야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부모입니다. 예를 들어 사탕을 몇 개 먹을지 부모가 정하면, 아이는 불만이 있어도 따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에게 권위가 있다고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됩니다. 반면 권위적인 부모는 겉으로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듯 행동하지만 결국 자신의 방식대로 밀어붙입니다. "씻고 잘 거야? 안 씻고 잘 거야?"..
“알림장을 제대로 읽는 힘.”둘째 한자급수시험을 신청해 놓고 나서도 한참 수험표를 들여다봤습니다. 아이 이름이 적힌 수험표를 보니 괜히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다른 엄마들은 아이가 5살 때부터 한자를 시작해서 이미 급수를 따기도 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순간 너무 늦은 건가 싶었습니다. 내가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못 챙긴 걸까, 아이가 어릴 때부터 조금씩 해줬어야 했는데 지금 와서 시작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한자급수시험을 신청한 이유는 아이에게 자격증 하나를 만들어주고 싶어서만은 아니었습니다.이번에 제가 한자 공부를 생각한 건 결국 문해력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힘, 문제를 읽고 뜻을 이해하는 힘, 학교 알림장이나 통신문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