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남편은 제가 아이들을 너무 끼고돈다는 식으로 말할 때가 있어요. 그 말을 들으면 웃고 넘길 때도 있지만, 어떤 날은 마음이 조금 서운합니다. 내가 정말 아이들을 너무 붙잡고 있는 걸까. 이제는 조금 내려놓아도 되는데, 나 혼자 불안해서 그러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는 그냥 아이들을 내 옆에만 두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받았던 그 시간을 아이들에게도 조금은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가 있고, 밥이 있고,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 말입니다.저는 어릴 때 엄마가 집에 항상 계셨어요. 제가 중학생쯤 되었을 때부터 일을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전까지는 집에서 저희를 챙겨주셨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엄..
아들을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말을 하게 됩니다. 우산 챙겼어? 물병 챙겼어? 태권도 가방은? 옷은? 양말은? 처음에는 한두 번 말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이 말은 거의 매일 반복되는 것 같아요.특히 비 오는 날은 더 신경이 쓰입니다. 우산은 하나만 있으면 안 되고, 집에 여분도 있어야 해요. 학교에 두고 오고, 태권도에 두고 오고, 차에 두고 내리고, 어디에 두고 왔는지도 모르는 날이 많거든요. 어쩔 때는 학교 끝날 시간쯤 일부러 전화를 합니다. “우산 챙겨라, 물병 챙겨라, 가방 보고 나와라” 이렇게요.그런데 제가 바빠서 전화를 못 하는 날은 어김없이 뭔가 하나를 두고 옵니다. 신기할 정도예요. 전화하면 챙겨 오고, 전화 안 하면 놓고 오고요. 엄마가 리모컨도 아니고 ..